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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핵심 근간 반도체 인재 키울 것” “경제경영 마인드 갖춘 에너지공학도 키울 것”

등록 :2021-09-07 09:55수정 :2021-09-07 10:15

 
신설된 첨단학과 수시모집 앞둔 서울과기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서울과기대)는 올해 인공지능응용학과를 신설한 데 이어 내년 3월 문을 여는 지능형반도체공학과와 미래에너지융합학과에서 공부할 신입생들을 이달 수시 모집에서 각각 22명씩 선발한다.

 

교육부는 우리가 먹고살아야 할 미래의 유망한 11개 분야를 지정하면서, 그 분야와 맞아떨어지는 학과를 첨단학과로 인정해 신설을 인가해줬다. 서울과기대의 인공지능응용학과, 지능형반도체공학과, 미래에너지융합학과는 첨단학과로 인정받았다. 지능형반도체공학과와 미래에너지융합학과는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교수진 6명을 확보해, 내년 3월 학생과 교수가 5 대 1의 비율로 출범한다. 각 학과는 내년 중으로 교수 2명씩을 더 확보할 계획이며, 수시 입학생 중 첨단인재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에게는 장학금 혜택이 있다. 신설학과 준비를 주도하고 있는 김사라은경 지능형반도체공학과 교수와 유승훈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를 지난달 31일 만나 신설학과의 설립 배경과 비전, 인재상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 김사라은경 지능형반도체공학과 교수

 

최첨단 미래형 반도체 교육에 초점
교내에서 반도체 칩 제조 실습 가능
1년간 기업 멘토와 프로젝트 수행

 

―지능형반도체공학과를 왜 신설하게 됐나?

 

“4차 산업의 핵심은 반도체다. 우리가 ‘4차 산업의 꽃’으로 알고 있는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이 언뜻 보면 소프트웨어 기술인데, 이걸 실행에 옮기려면 반드시 하드웨어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그 근간이 바로 반도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에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반도체 산업은 올해 정부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빅3+인공지능’(시스템 반도체·미래차·바이오·인공지능) 분야 중 하나로 꼽았고, 2025년까지 이 분야에 필요한 인력이 15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현재는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것이 지능형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하게 된 배경이다.”

 

―지능형 반도체란 무엇인가?

 

“이제 모든 산업이 바뀌었다. 자동차는 자율주행 자동차이고 농업은 ‘스마트 팜’이고 제조 공장은 ‘스마트 팩토리’이며, 로봇·게임·전자기기 등 모든 게 인공지능 베이스, 전자 베이스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중에 가장 핵심이 되는 건 반도체 소자다. 지능형 반도체란 기존의 반도체 소자의 한계를 넘어서 인식·추론·학습·판단 등 지능형 서비스를 구현하는 모바일 제품, 자율주행 자동차, 사물인터넷 등 미래산업 분야에 최적화된 첨단 반도체를 말한다. 기억을 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인간의 두뇌 역할인 연산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를 집적화하거나 성능 향상을 위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더한 미래형 반도체다. 쉽게 말해, 이세돌 기사와 벌인 대국으로 전세계의 관심을 끌었던 알파고의 딥러닝을 위한 핵심 하드웨어인 텐서프로세싱유닛(TPU)이 대표적인 지능형 반도체다. 세계 반도체 업계는 이미 지능형 반도체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다른 대학의 반도체 학과와 차별성은 어디에 있나?

 

“반도체 분야는 공정, 소자, 설계 등 세 종류로 나뉘는데, 기존의 반도체 학과들은 대부분 심화 과정에서 설계를 중심으로 한다. 지금 반도체 기술의 트렌드를 보면 시스템 반도체가 핵심이지만,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를 하나로 만드는 집적화와 첨단 반도체 패키징 등 시스템 레벨의 반도체 기술이 굉장히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인텔, 티에스엠시(TSMC) 등 글로벌 기업들이 반도체 시스템 집적화 기술에 집중하는 이유다. 이에 우리 학과는 반도체 소자와 시스템 레벨의 집적화 분야를 특화하려고 한다. 즉 우리 학과는 지능형 반도체 분야의 첨단 소자와 시스템 집적화를 중심으로 실무가 강화된 융합 교육에 중점을 둘 것이다. 또 우리 학교에는 교내 국내 최고 수준의 8인치 웨이퍼 공정 실습이 가능한 청정시설(FAB·Fabrication)이 있다는 점도 다른 대학과 크게 차별되는 부분이고, 교내에서 반도체 칩 제조 실습도 할 수 있다.”

 

―교육에서 특별히 방점을 두는 게 있을까?

 

“우리 학과는 영어와 메타(META·meet theory and application) 교육을 강조한다. 매 학기 영어 교과목을 배우거나 영어로 수업하는 강의를 들어야 하며, 4학년 때는 토익 점수가 일정 이상 되어야 졸업이 가능하다. 반도체 분야의 전문용어는 거의 영어이기 때문에 취업을 하면 의사소통에 대부분 영어가 사용된다. 또 반도체야말로 글로벌 시장이다. 삼성전자나 에스케이하이닉스뿐 아니라 미국, 대만 등 전세계에서 인력을 뽑는 글로벌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그리고 메타 교육은 실무가 강화된 이론 교육으로 실험 실습, 산학 프로젝트뿐 아니라 제조관리, 통계학, 데이터 분석 등을 가르친다. 첨단 반도체 제조에서 데이터 분석은 엔지니어의 핵심 소양이며, 우리 학과는 통계 이론과 통계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다루는지까지 가르칠 계획이다.”

 

―취업과 연결된 교육 프로그램이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포함해 조 단위 매출을 하는 반도체 기업도 많고 핵심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과 외국 기업도 많다. 우리 학과 학생들은 4년간 학교에 다니면서 산학 프로젝트, 정부출연연구소 및 기업 인턴십, 기업체 세미나 등을 통해 다양한 반도체 기업들과 기술 분야를 소개받고 경험할 것이다. 4학년 때는 1년 동안 팀별 융합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는데, 프로젝트마다 기업 멘토를 연결할 계획이다. 현장에 계신 분들과 소통하면서 실무과 취업에 대해서 많은 조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도체 대기업 수석연구원을 초빙해 직접 강의하는 교과목도 운영할 계획이고, 해외 우수대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 및 공동학위 과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지능형반도체공학과가 추구하는 인재상은?

 

“반도체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논리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며 이 분야의 기술 개발을 주도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추구한다. 전문 인재는 반도체 분야 전문 지식이 탄탄해야 하고, 논리적 인재는 창의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를 가져야 하며,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말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협업을 할 줄 알아야 하다. 이에 우리 학과는 글로벌 엔지니어 역량을 갖춘 국내외 최고 수준의 지능형 반도체 분야의 인재 양성을 목표로, 기초공학 지식에 대한 응용력 함양 및 융합적 사고력을 배양하기 위한 다양한 학생성장형 교육을 할 것이다.”

 

 

 

[인터뷰] 유승훈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

 

2030년까지 100조원 이상 에너지 투자
재생·수소에너지에만 초점 가르칠 것
기업 임원진과 멘토 연결해 취업 지원

 

―이 전공을 신설한 이유는?

 

“지난해에 ‘그린 뉴딜’이라는 정부 정책이 나왔다. 녹색을 추구하면서 성장도 하겠다는 선언으로, 이 분야에 66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린 뉴딜’ 정책의 핵심이 에너지다.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와 수소에너지 등을 활용한 다양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2050 탄소중립’ 선언을 했다. 탄소중립을 하려면 탄소를 함유하고 있지 않은 에너지를 쓰든가, 탄소를 함유하고 있는 화석연료를 쓰더라도 거기서 열량만 얻고 탄소는 포집해서 다른 형태로 활용하거나, 아니면 땅속에 저장하는 등의 기술들이 필요한데 이게 전부 에너지 영역이다. 2030년까지 ‘한전’ 한 곳만 보더라도 100조원 가까운 투자가 이뤄질 것이고, 다른 에너지 기업들의 투자까지 합하면 몇 배가 넘는 투자가 발생할 것이다. 이 분야 인력이 많이 필요하고, 많은 기업이 졸업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분야 기술과 전문인력이 시급해 미래에너지융합학과를 신설하게 됐다.”

 

―세계 에너지 시장의 전망은 어떠한가?

 

“전세계 에너지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올해 전세계 133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했는데도, 인류가 화석연료를 가장 많이 사용한 해가 바로 올해다. 올해 초에는 북극 한파, 올여름에는 폭염에 시달리면서 에너지 사용량이 최고가 되었다. 세계기상기구가 앞으로도 폭염과 한파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어서, 당분간은 화석연료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 선진국의 에너지 사용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국가 발전을 꾀하기 위한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사용량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대략 10년 뒤인 2030년 이후에는 수소·풍력·태양광을 이용한 에너지가 주도할 것이기 때문에 이 분야를 담당할 창의적 융합 인재가 많이 필요하다.”

 

―다른 대학들의 에너지 학과와 서울과기대의 미래에너지융합학과의 차별성은 어디에 있나?

 

“기존의 에너지자원공학과는 대부분 석유, 석탄, 천연가스 같은 전통적인 화석연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유망한 에너지는 수소에너지와 재생에너지이다. 일부 선도적인 대학에서는 수소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교육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여러 학과에서 나눠서 다루고 있다. 우리 학과는 이를 융합해 교육하고자 한다. 특히 수소는 이제 막 시작된데다 수소자동차가 상용화되어 가장 많이 보급된 나라가 한국이다. 테슬라 등 외국 업체들은 전기자동차에 초점을 맞췄는데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넥쏘’라는 수소자동차를 만드는 등, 우리의 수소에너지 기술은 굉장히 앞서가고 있다. 우리 학과는 이 수소에너지를 전면에 내세워 다루는 학과다. 요컨대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전통적인 화석연료가 아닌 태양광, 풍력, 수소에너지 위주로 교육하되, 수소에너지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함으로써 수소에너지 분야 국내 최고 수준의 학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학과는 ‘정책적 소양을 가진 공학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공학을 위주로 하되 사회과학과도 가르쳐 융합 교육을 한다. 기업이 이러한 인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학과 교수진의 3분의 2는 미래 에너지 공학을 전공하신 분들로, 나머지 3분의 1은 경제학을 전공하신 분들로 구성할 것이다.”

 

―졸업 뒤 진로는 어떻게 되나?

 

“학부 졸업생 절반은 국내 에너지 기업에 취업하고, 나머지는 대학원에 진학해 고등교육을 받길 바란다. 취업과 관련해서는 국내외 에너지 분야의 민간기업, 공기업, 스타트업, 창업 부문에 고루 진출시키는 게 목표다. 우리나라 매출액 기준 20위 안에 드는 기업 중 6개가 에너지 기업이며, 에너지 쪽 공기업은 20여개가 있다. 학부 4학년 때는 에너지 기업에 있는 최고경영자(CEO) 등을 초청해 특강과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우리 대학 융합과학대학원(구 에너지환경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들이나 졸업생들 중에는 유수의 에너지 대기업 최고경영자와 임원이 많다. 이들과 학부 신입생들을 일대일 멘토-멘티로 연결해서, 학부생들이 4년 내내 취업에 대한 도움을 받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공공 부문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이번에 기획재정부 차관보를 역임하는 등 공공 및 정부 분야의 경험이 풍부한 분도 교수진으로 모셨다.”

 

―수시 모집을 앞두고 있는데, 어떤 학생들이 지원하길 바라나?

 

“첫째, 우리 학과가 수소에너지, 재생에너지 등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인데, 이 분야에 도전할 열정을 가진 학생이면 누구든 환영이다. 둘째, 단순한 공학도가 아니라 경영경제적 소양을 갖춘 공학도로서 에너지 업계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 학생이 왔으면 좋겠다. 셋째, 수시 합격생 중 첨단인재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에게는 장학금 혜택이 있으니 실력을 갖춘 학생들의 도전을 기다린다.”

 

김아리 객원기자 ari@hani.co.kr, 사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제공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010732.html?_fr=mt3#csidx6254697cd4962e1ac07878a7ed84ede